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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계절과 음식이 어우러진 힐링 영화

by 바다숲속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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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는 농촌을 배경으로 사계절과 음식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과 계절에 따른 풍경의 변화는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합니다.

은숙-혜원-강아지를-안은-재하가-나란히-앉아-있는-리틀-포레스트-포스터
리틀 포레스트

 

경쟁에 지친 청춘의 성장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은 20대 중반인 혜원입니다. 혜원은 농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합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열심히 공부합니다. 하지만 혜원의 남자 친구는 시험에 합격하고 혜원은 불합격합니다. 경쟁과 서울 생활에 지친 혜원은 하얗게 눈 쌓인 겨울에 엄마와 함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고향 집으로 잠깐 내려옵니다. 혜원은 집에 오자마자 눈 속에 파문혀 있던 배추를 캐서 배춧국을 끓여 먹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인스턴트 음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성이 담긴 식사입니다. 눈 속에서도 살아있는 배추를 보니 강한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눈이 쌓여 얼어버린 땅에서도 살아있는 배추처럼 혜원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비워져 있던 집에서 연기가 피어나니 혜원을 아는 마을 사람들이 안부차 들르기도 합니다. 혜원의 고향 친구인 은숙과 재하는 혜원의 집에 모여 조촐한 환영 파티를 합니다. 은숙은 시골에 살고 있지만 도시로 가서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혜원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인사도 없이 고향을 떠났다가 몇 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친구가 못마땅하기도 해서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재하는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농부가 되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 인물입니다. 혜원은 잠시만 있다가 가려고 했지만 결국 사계절을 머물게 됩니다. 과거 엄마가 자신에게 했던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던 말들을 떠올리며 이제야 그 의미를 알게 됩니다. 재하는 혜원의 옆을 지키며 혜원의 엄마가 혜원에게 전하려고 했던 삶의 방식을 자신의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사계절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겨울, 혜원은 쪽지 하나만 남기고 다시 서울로 떠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향에 '아주심기'를 하기 위해 서울 생활을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봄이 되고 혜원은 고향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기 위해 돌아옵니다.  

 

자연과 계절별 음식이 주는 힐링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책이 원작입니다. 일본에서도 이 만화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일본의 영화나 원작은 음식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영화는 음식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음식에서 비롯되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 먹는 따뜻한 배춧국과 김치수제비, 배추 전은 관객의 마음을 녹여버리기에 충분합니다. 꽃잎으로 장식한 파스타, 꽃잎 튀김은 봄의 전령이라도 온 것 마냥 싱그러움을 더합니다. 재하는 시루떡을 먹으면서 혜원이 만든 떡은 짠맛이 나지만 짜지 않고 혜원의 엄마가 만든 떡은 단맛이 나지만 달지 않다고 합니다. 재하는 혜원과 혜원 엄마의 인생의 통찰을 떡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혜원은 은숙과 사소한 오해로 관계가 소원해지자 어릴 적 그녀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달콤한 크렘브륄레를 만들어 주며 화해를 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실제 촬영지는 경상북도 군위와 의성이라고 합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골의 풍경을 볼거리를 한층 더 풍성하게 합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이 의미하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이 영화는 계절의 변화와 음식, 자연과 동화된 삶을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본 직후엔 리틀 포레스트라는 제목이 영화의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혜원에게 엄마와 친구, 고향에서의 삶은 현대인에겐 잠시라도 마음을 쉴 수 있는 작은 숲 같은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살아온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도,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하며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작은 숲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혜원이 새 봄에 돌아와 새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도 작은 숲 찾아내어 새로운 내 삶을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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