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잘 꾸리기 위해 자신의 꿈을 잊고 살았던 가장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잊었던 그들의 꿈은 친구의 장례식을 계기로 다시 피어납니다. 젊은 시절 가졌던 음악에 대한 열정에 다시금 불을 지펴 인생의 행복을 찾는 영화 '즐거운 인생'입니다.
등장인물
즐거운 인생은 대학시절 록밴드를 했던 멤버들이 우연한 기회로 다시 모여서 젊었을 때 열정과 꿈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누구나 짐작이 가능할 정도이기에 영화가 좋은 평을 얻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개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평범한 가장을 등장시킵니다. 기영은 4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한 백수입니다. 매일 가족이 다 나가고 난 늦은 아침에 일어나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냅니다. 성욱은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낮에는 택배 일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아들만 챙길 뿐 성욱의 마음을 챙겨주지 못합니다. 혁수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가족은 다 외국에 있고 혼자 한국에 남아 중고차 매장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가족의 생활비로 보내고 있습니다. 가족과의 영상통화만이 삶의 낙입니다. 현준은 음악만 고집하던 아버지가 일찍 죽고 혼자 남겨집니다.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준은 젊은 관객을 고려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준의 아버지 장례식이 기영, 성욱, 혁수가 다시 밴드를 하려고 하는 계기가 되고 현준이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보컬을 하는 설정을 통해 조화롭게 풀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점의 변화
기영, 성욱, 혁수는 밴드를 다시 시작하면서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생활은 밴드를 다시 시작하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지만 그들의 표정을 밝고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마저 묻어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마음먹자 거칠 것이 없습니다. 기영은 여전히 백수지만 뭔가를 하고 있다고 딸에게 미소 지으면서 말할 수 있고, 성욱은 택배에 대리 운전까지 밤낮으로 쉼 없이 일하면서도 웃을 힘이 생깁니다. 혁수는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생활을 여전하지만 음악이 있어 활력이 돋습니다. 현준은 아버지를 잃고 불행하기만 했던 음악이 이제 행복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영, 성욱, 혁수, 현준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지만 그들의 마음은 행복해졌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일상에 지쳐 힘든 삶을 살고 있더라도 꿈을 가질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아무리 불행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관점을 전환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혁수에게 이혼은 아주 슬픈 일이지만 달리 보면 이혼을 하게 되었기에 중고차 매장을 정리하고 '활화산' 밴드의 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준은 아버지가 음악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유년 시절이 불행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덕에 '활화산' 밴드의 보컬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서도 어떠한 프레임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건의 정의가 달라지고 내 행복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집니다. 인생이 행복한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즐거운 인생을 위한 행복 프레임을 만들어봅시다.
왜 '활화산'인가?
영화의 주인공들이 만들었던 밴드의 이름은 '활화산'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왜 밴드 이름이 '활화산'으로 지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밴드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는 특별히 알려진 게 없어서 혼자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시기는 2007년이었습니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보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주류 세대가 경제적 안정을 찾게 되면서 이제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때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에는 직장인 밴드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었고, 같은 시기에 이 영화와 내용이 비슷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음악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처럼 경제적 이유로 포기했던 꿈과 열정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활화산'은 젊은 시절에는 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이었고 나이가 들어서도 식지 않고 뜨겁게 끓어오르는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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